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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다가오면 왜 살이 안 빠질까? 생리주기와 위고비

by 리.블리몬 2025. 8. 9.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체중이 잘 빠지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구간이 있다. 특히 여성이라면 ‘그날’이 다가올 때 이 현상을 더 뚜렷하게 느낀다. 나는 위고비를 맞으며 체중이 꾸준히 내려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생리 전 일주일만 되면 감량 속도가 확 줄거나 심지어 체중이 소폭 오르는 걸 경험했다.

‘그날’이 다가오면 왜 살이 안 빠질까? 생리주기와 위고비
‘그날’이 다가오면 왜 살이 안 빠질까? 생리주기와 위고비

처음엔 ‘내가 식단을 대충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지만, 생리주기와 체중 변화의 상관관계를 공부하고 나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위고비로 식욕이 억제되더라도 호르몬 변화는 무시할 수 없었고, 내 몸은 생리 전·후에 따라 확실히 다른 패턴을 보였다.

오늘은 내가 위고비 복용 중 경험한 감량 주기와 생리주기의 연관성을 이야기하고, 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관리 팁을 나누고자 한다.

 

생리 전 일주일, 왜 체중이 잘 안 빠질까?

생리 전 710일은 황체기(Luteal phase)라고 불린다. 이 시기에는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고, 에스트로겐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 호르몬 변화는 체내 수분 저류를 촉진해 부종을 만들고, 평소보다 체중이 0.52kg 정도 증가하게 한다.

나는 위고비를 맞고 식사량을 줄여도, 생리 전 일주일만 되면 체중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식단은 똑같이 했는데도 수분과 부종 때문에 숫자가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특히 발목이 붓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뻑뻑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기초체온이 올라가면서 몸이 ‘에너지를 더 쓰려면 더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위고비로 식욕이 억제되어 있어도 평소보다 단 음식이나 짭짤한 음식이 눈에 더 들어왔다. 내가 초콜릿을 찾는 거의 유일한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결론적으로, 생리 전 체중이 잘 안 빠지는 건 살이 안 빠진다기보다, 수분과 부종 때문에 감량 효과가 가려지는 것이다. 실제 지방량 변화는 미세하게나마 일어나고 있었던 셈이다.

 

생리 직후, 체중이 가장 잘 내려가는 황금기

생리가 시작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다시 서서히 올라가고, 몸속에 쌓여 있던 수분이 빠져나간다. 부종이 사라지면서 체중이 12kg씩 ‘훅’ 빠지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나는 위고비를 맞으며 생리 23일째부터 눈에 띄는 숫자 변화를 봤다.

예를 들어, 생리 전 주에 63.0kg에서 버티던 체중이 생리 4일째 아침에는 61.8kg로 떨어진 적이 많았다. 식단이나 운동량은 똑같았지만,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이 시기는 감량의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시기다. 호르몬이 안정되고, 부종이 빠진 덕에 몸이 한결 가볍게 움직여져서 운동 효율도 높다. 나도 이때는 걷기, 가벼운 근력운동을 병행해 감량 속도를 올렸다.

그래서 다이어트 일지를 쓰는 사람이라면 ‘생리 후 2주’를 집중 감량 기간으로 설정하는 걸 추천한다. 위고비 복용자라면 식욕 억제 효과와 호르몬 안정 시기가 맞물려 최상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주기별 관리 팁: 위고비 복용 중에도 체중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기

생리주기에 따라 감량 속도가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건 그 변화를 불필요한 ‘감량 실패’로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주기별로 이렇게 관리했다.
• 생리 전(황체기)
• 체중 변화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유지 기간’으로 생각
• 나트륨 섭취 줄이고, 수분 섭취 늘리기
• 가벼운 스트레칭·산책으로 혈액순환 촉진
• 생리 중
• 무리한 운동보다 몸 상태를 보며 걷기·요가 등 저강도 활동
• 철분과 단백질 보충에 신경 쓰기
• 생리 후 2주
• 적극적인 감량 모드
• 고단백·저탄수 식단과 함께 유산소+근력운동 병행
• 수분 2L 이상 섭취로 대사 촉진

위고비를 맞으면서 이 패턴을 적용하니, 매달 주기별 변동에도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달은 생리 후에 더 잘 빼자’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니 스트레스가 줄었다.

 

‘그날’이 다가올 때 체중이 안 빠지는 건 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호르몬과 수분 변화 때문이다. 위고비를 맞고 있어도 이 생리주기 패턴은 그대로 나타난다.

중요한 건, 생리 전 체중 변화를 ‘정체기’로 받아들이고, 생리 후 2주를 감량의 황금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기를 이해하고 나니, 매달 체중계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다.

다이어트는 하루하루의 결과보다 장기적인 흐름이 중요하다. 내 몸의 주기를 인정하고, 그 흐름에 맞춰 전략을 세우는 것. 그게 위고비와 함께하는 감량 여정을 더 길고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비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