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 너 라면도 먹고 치킨도 먹는데 왜 살이 안 찌는 거야?”
나 역시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예전에는 치킨 한 마리, 라면 두 개도 거뜬하게 먹었지만, 지금은 위고비로 감량한 이후 유지 모드에 들어가면서 ‘폭식’을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라면과 치킨을 먹으면서도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균형 잡힌 폭식’ 노하우에 대하여 얘기하고자 한다. 이 방법은 무조건 절제를 강요하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도 즐기면서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루틴이 되길 바란다.
폭식의 기준을 재정의하다
많은 사람이 폭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지 다이어터 입장에서 폭식은 칼로리와 양을 ‘내 기준’ 안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예전처럼 라면 2개, 치킨 반 마리 이상을 먹으면 다음 날 몸이 무겁고 체중이 바로 오른다. 그래서 폭식 기준을 스스로 새로 세웠다.
예를 들어 라면을 먹고 싶을 때는 컵라면 작은 사이즈나 일반 라면의 면을 절반만 사용한다. 치킨을 먹을 때도 날개·다리 등 부위 2~3개에 그친다. 양이 적어 보여도, 먹는 순간의 만족감은 충분하다. 오히려 배가 찢어질 정도로 먹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편하다.
폭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양이 많을 필요는 없다. 내가 정한 ‘즐기는 한도’ 안에서 먹으면 그것은 폭식이 아니라 ‘기분 좋은 보상’이 된다. 이 마인드 전환이 체중 유지의 핵심이다.
폭식 전후의 균형 맞추기
라면과 치킨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을 때, 중요한 건 전후의 식사 조절이다. 폭식 전에는 가볍게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폭식 후에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하루 전체 칼로리 균형이 맞춰진다.
예를 들어 저녁에 치킨을 먹기로 했다면, 아침과 점심은 계란·두부·샐러드 같은 가벼운 식사로 구성한다. 라면을 먹은 날이라면 다음 끼니에 미역국과 현미밥 소량, 나물 반찬으로 속을 편하게 한다.
또한 폭식 후 하루 이틀 동안은 수분 섭취를 늘려 나트륨을 배출하고, 부기를 빼준다. 물은 최소 1.5~2리터를 마시고, 가능하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으로 순환을 돕는다. 이렇게 ‘폭식 전후 균형’만 지켜도 체중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
죄책감 없는 폭식 마인드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무서운 건 폭식 자체보다 폭식 후의 죄책감이다. “내가 왜 먹었을까” 하는 후회는 스트레스를 높이고, 오히려 다음 폭식을 부른다. 유지 다이어터에게 중요한 건 폭식 후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폭식을 한 날, 그것을 ‘실패’가 아닌 ‘하루의 선택’으로 본다. 라면과 치킨을 먹은 날도, 다음 날 가벼운 식사와 활동량 조절로 금방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 경험이 많았다. 이 경험이 쌓이면 폭식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
또한 폭식 후 바로 체중을 재지 않는 것도 팁이다. 고나트륨 음식은 일시적으로 수분이 붙어 체중이 오르지만, 며칠이면 빠진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체중계 숫자에 흔들리지 않는다.
라면도 먹고 치킨도 먹으면서 살이 안 찌는 이유는 단순하다.
폭식을 ‘내 기준 안에서 즐기고’, ‘전후의 균형을 맞추며’, ‘죄책감을 버리는’ 루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지 다이어트는 절제가 전부가 아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평생 피할 수는 없으니, 결국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이번 글이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체중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폭식은 적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식사 방식일 뿐이다.